2016년 1월 10일 일요일

노르웨이의숲 고양이 "꼬리"와 ipod 선



뭉치는 파란색 테이블 위에 있는 고양이고, 꼬리는 연두색 의자 뒷편에 있는 고양이다. 
연두색 의자 위에는 iPod 선이 놓여 있다. 
이 선을 자세히 보면, 중간중간이 이빨로 씹힌 자국들이 있고, 
까만색 테이프로 돌돌 말아놓은 흔적도 있다. 
여러 번 주의를 줬음에도, 꼬리는 이 선을 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비슷한 재질의 다른 선들도 많은데, 유독 이 선만을 고집한다. 

뭉치가 아침 일찍부터 계속 아빠를 찾았다. 
그래서 아빠가 밥도 주고 물도 주고, 화장실도 가라고 문도 열어 주었다. 
그래도 뭔가 계속 할 말이 있는 듯 끊임없이 아빠를 쫓아다녔다. 
이 방으로 가면 이 방으로, 저 방으로 가면 저 방으로. 
거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뭉치는 아빠를 좋아하긴 하지만, 
아빠와 많은 시간을 같이 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고,  
아빠가 필요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 잠깐 찾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 날은 끊임없이 아빠를 쫓아다니고, 
야옹거리면서 따라오라고 하면서 결국 아빠를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 후, 연두색 의자 위에 있는 ipod 선 앞에 멈춰서서 열심히 야옹거린다.

아! 
꼬리가 이 선을 아빠가 보지 않는 사이에 씹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형이 사고친 것을 고자질(?)하려는 것이었다. 

"아빠. 아빠가 자는 동안에 내가 봤는데요... 꼬리 형이 사고쳤대요. 
저 선. 저 하얀 선 아빠가 건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이빨로 잘근잘근 씹었대요.
나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형이 계속계속 씹었대요.
보세요. 이 선. 이빨 자국 투성이죠?"

아빠가 뭉치에게 "아빠한테 이 선이 망가진 거 알려주려고 했구나?"
하니까 아주 으쓱해한다. 

꼬리를 불렀는데, 자꾸만 도망다니기만 한다. 
슬금슬금 피하는 꼬리를 데리고 와서, 
선 앞에 앉혀놓고는 왜 이렇게 했냐고 야단 아닌 야단을 쳤더니, 
꼬리는 "어? 멀쩡해 보이는데..." 하는 식의 표정이다. 
사진 속에 담긴 토리의 표정이 아주 압권이다. ^^

꼬리가 야단(?)맞는 모습을 보는 뭉치의 표정도 볼만 하다. 

뭉치와 꼬리의 "형제인 듯 형제 아닌 형제 같은" 관계는 언제쯤이나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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