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7일 목요일

뭉치와 나의 묘연(猫緣)

고양이 까페에서 보면, 좋은 묘연을 찾는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보통 인연이라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을 뜻하니 
고양이 까페에서 사용하는 '묘연(猫緣)'은
'사람과 고양이 사이의 연분' 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인연은 원래 불가(佛家)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고, 
인연을 얘기할 때 '겁(劫)이라는 시간단위가 쓰인다.
1겁(劫)에 해당하는 시간은 사방의 길이가 200자인 바위가 있는데, 
100년에 한 번씩, 천상에서 선녀가 내려와서 그 바위에 옷자락을 스쳐서 
바위가 모두 닳아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이라고 한다. 
정말 긴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래 인도에서는 범천의 하루, 곧 인간계의 4억 3,200만년을 1겁이라고 한다. 
수치로는 도저히 계산이 불가능한 시간이다. 

500겁은 옷깃을 스치는 인연이고, 
1000겁은 한 나라에 태어나고, 
2000겁은 하루동안 동행하는 걸 말하고, 
3000겁은 하루밤 한집에서 자는 인연이고, 
4000겁은 한민족으로 태어나는 인연이고, 
부부는 7000겁, 
부모와 자식은 8000겁, 
형제자매는 9000겁의 인연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와 뭉치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로 보자면, 8000겁의 인연인 거고, 
형제 같은 관계로 보자면, 무려 9000겁의 인연인 것이다.
그리고, 뭉치와 꼬리는 분명 9000겁의 인연이 있어서 만나게 되었나 보다. 

불가에서의 인연설 말고도, 
통계자료를 근거로 뭉치와의 묘연을 생각해 봐도 매우 특별하다. 
2012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인구수는 약 5천만 명이고, 고양이의 수는 약 116만 마리이다. 
내가 5천만 명 중의 한 사람이고, 
뭉치가 116만 마리 중의 한 마리이므로
정확한 계산과정 없이 얼핏 생각만 해 봐도 뭉치랑 내가 묘연을 맺을 확률은 매우 낮다. 


116만 마리의 고양이들 ^^

뭉치

뭉치는. 또 꼬리는 이 "어마어마한"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뭉치나 꼬리가 어찌 생각하든지 간에, 
우리와 뭉치의 관계, 또 우리와 꼬리의 관계가
매우 특별한 관계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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