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5일 금요일

성남시의 길고양이 정책

해마다 1번은 통장이 집에 찾아와서
집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과 주민등록 등본상의 거주자가 동일한지 확인한다.
뭉치아빠가 세대주이고, 배우자인 뭉치엄마, 자녀에 해당되는 뭉치누나와 뭉치형.
그렇게 4명이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다.
마음 같아서는 뭉치와 꼬리도 "자녀"로 등록하고 싶지만,
우리나라는 고양이를 정식으로 자녀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뭉치와 꼬리의 법적인 신분을 굳이 따지자면, "동거묘"쯤이 될 것 같다.
사실 "무상거주묘"에 가깝지만. ^^;;

어쨌든 "무상거주묘"인 뭉치와 꼬리는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는
<뭉치네>가 살고 있는 성남시는 고양이,
그 중에서도 길고양이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인 시(市)다.
최근에, 버스정류장에서 뭉치형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다가
다음과 같은 "협조문"을 보았다.
이 협조문은 성남시 캣맘캣대디협의회의 제안으로 성남시가 협조문을 제작했고,
협의회가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고양이 출몰이 잦은 곳에 부착하거나 배포했다고 한다.





사실 이 협조문이 붙어있는 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해가 바뀌면서 만5세가 된 뭉치형이,
"엄마!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어요. 뭐라고 쓰여있어요?"
(뭉치형은 아직 문맹이다. ^^;;)
라고 얘기해서 들여다 보게 되었다.
고양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누구나 길고양이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고,
특히 길고양이가 사람과 공존해야 할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든다.

그렇다.
고양이는 사람과 공존해서 같이 살아가는 도심속 생태계의 일원이다.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와 동일시하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을 침해하고 방해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길고양이는 도둑고양이가 아닌 <길에서 사는 고양이>다.  
또 길고양이는 이 땅 위에서 사람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존재이고 하나의 생명체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에 대해 
좀더 따뜻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을 가지길 기대해 본다. 

사실 뭉치엄마는 살고 있는 성남시나 성남시의 정책 등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편은 아닌 사람이다.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우리 고장>의 유래나 <우리 고장이 변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숙제를 하게 될 때에나 잠깐 고민해 보는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딱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성남시"에 대해
자부심 같은 걸 가져본 적도 없다.
하지만, 길고양이 관련 협조문을 배포, 곳곳에 부착하는
<성남시>에 거주한다는 사실에 대해 새삼스럽게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또 이런 좋은 정책은 다른 시(市)에서도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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