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4일 목요일

꿈의 직장 = 뭉치와 함께 출퇴근하는 직장

뭉치아빠는 진정한 <애묘인>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세심한 케어는 뭉치엄마보다는 뭉치아빠가 한 수 위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백(百) 수쯤 위인 것 같다.
뭉치와 토리의 밥을 챙겨준다거나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뭉치와 토리를 목욕시킨다거나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감자덩이를 아이들 화장실에서 치운다거나
뭉치의 털을 그루밍해 주는 등 거의 모든 일은 뭉치아빠가 다 한다.
뭉치 케어를 다른 식구들(뭉치맘, 누나, 형)이 안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좋아서" 한다. 그리고 정말 "잘한다."

뭉치아빠는, 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들을 사랑한다.
뭉치아빠의 손을 거쳐간 동물들은 고양이만 해도 세 마리가 있었고,
개도 셰퍼드, 미니어처 슈나이저, 알래스카 말라뮨트 등 여러 마리가 있었다.
뭉치아빠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면 진짜 <닭> 으로 키워냈다고 하고,
최근에 둘째 아이가 유치원 현장학습에서 받아온 장수풍뎅이 유충을
진짜 성충 <장수풍뎅이>로 부화시키고,


뭉치가 우리집에 오기 전에는 우리집에 있었던 햄스터들은
모두 제 수명을 다하고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갔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잘 키운다.
<나팔꽃 기르기> 이런 과정이 유치원에서 있으면,
정말 나팔꽃이 무럭무럭 자라서 예쁘게 꽃을 피우고 나중에 씨앗도 받아낸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사랑과 정성으로 대하면 정말 잘 산다는 것을 옆에서 봐 왔다.

물론 사람 아기도 너무 좋아한다.
아마 우리가 대한민국처럼 아이를 키우기 힘든 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살았다면,
아마 아이도 5~6명은 키웠을 것 같다.

이런 뭉치아빠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쩔 수 없이 뭉치엄마가 세워놓은 원칙 아닌 원칙이 하나 있다.
입양가정을 찾기 전에 입양아들을 임시로 돌보거나,
고양이나 강아지를 탁묘하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게 바로 그 원칙이다.
왜냐하면, 하루 아니 1시간만 뭉치아빠가 아기(혹은 고양이)와 접하게 되면,
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울집에 오는 고양이, 강아지 모두
보호하는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우리집에 머무르게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럼 진짜 우리집은 흥부집이 되어서 동물농장 프로그램의 제보감이 될 것이다.

그래서 뭉치엄마는 뭉치아빠가 고양이까페의 탁묘나 임시보호 게시판을
아예 보지 못하게 한다.
유기묘 유기견 사이트 방문도 처음부터 하지 못하게 막는다.
그런데, 내가 더 추가해야 할 일이 생겼다.
고양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소개하는 뉴스도 보지 못하게 해야겠다.
이런 뉴스를 본다면, 주저없이 이직을 고려하고도 남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5년 9월 미국 애플리케이션 업체 바인(Vine)은 강아지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렸다.


바인은 이 채용공고문에 "털 색깔, 발 크기, 귀 길이, 품종에 상관없이
모두 지원하길 바란다"면서 멋진 털, 케이블 씹어먹지 않기, 대소변 가리기 등을
지원 자격으로 내걸었다.
입사한 강아지는 냄새 맡기, 직원 독려하기, 직원 반겨주기 등의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일본의 한 서비스 업체도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퇴사하자
후임으로 '안내를 담당할 위탁직 고양이' 채용공고를 취업포털 등에 냈다.
사람과 친화적인 고양이가 손님들에게 즐거운 감정을 느끼게 할 것으로 기대하며,
고양이가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와 간식, 사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 일본 IT 기업에는 4대에 걸쳐 마스코트로 활동 중인 안내견 '캔디'도 있다.
2009년에는 도쿄 Oracle에서 12년 동안 일하던 'Heidi'가 은퇴를 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기업 잡플래닛에 따르면,
국내에도 블루그리드, 핸드스튜디오, 트러스트어스, 웹스, 제토이앤씨 등의 업체가
고양이나 개가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스마트폰 TV용 앱 개발 업체인 핸드스튜디오는 고양이를 키운다.
이 고양이 덕분에 직원들은 즐겁다, 고양이가 회사의 마스코트가 되었다면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미국의 고양이 용품 회사인 푸피캣 사무실도 언제나 고양이로 가득하다.
고양이 용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양이를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뭉치엄마도 가능만 하다면, 고양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
직접적으로 고양이 용품 회사나 고양이 까페 이런 곳에 취직해도 좋고,
꼭 고양이 용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도
뭉치나 토리와 같은 고양이가 동료직원으로 있는 회사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 뿐만 아니라 없던 능력까지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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