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
일어나서 마루로 나와보니 뭉치가 만세를 하고 쿨쿨 자고 있다.
오전 9시 30분.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래미 사슴차 태우고 돌아오니 아이 책장 앞에서 뭉치가 쿨쿨 자고 있다.
오후 2시 30분.
아이 유치원 하원차량 픽업하러 나가는 길에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뭉치를 찾아보니,
뭉치는 또 쿨쿨 자고 있다.
뭉치는 정말 하루종일 잠을 잔다.
자고.
자고.
또 잔다.
특히 우리 뭉치는 배를 드러내고 편안하게 잘 때가 많은 것 같다.
하루 평균 16시간은 자는 것 같다.
하루가 24시간이니 뭉치는 2/3를 잠을 자면서 보내는 거다.
실제로 고양이는 하루 평균 15~16시간을 잔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을 의미할 뿐, 24시간 중에서 20시간까지 자는 고양이들도 있다고 한다.
처음에 고양이가 그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던,
초보뭉치엄마 시절에는 하루종일 잠만 자는 뭉치를 보면서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고양이는 왜 항상 자고 있을까?
고양이는 왜 그렇게 잠을 많이 잘까?
일반적으로 동물의 수면시간은 식생활에 따라 달라지며, 육식동물 쪽이 초식동물에 비해 더 길다.
초식동물은 열량이 낮은 풀을 많이 섭취해야 하므로, 식사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루 중에서 식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증가하니 상대적으로 수면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반면, 육식동물은 가만히 한 자리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사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고 발견한 먹잇감을 <사냥>해야만 한다.
특히 사냥이 매번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야생에서는,
사냥에 성공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저장해 놓아야 하고, 이를 위해 충분히 잠을 자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매일 같은 시간에 먹잇감이 "짜~~~잔!" 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뭉치와 꼬리 같은 집고양이들이야 엄마아빠가 먹을 것을 제때제때 챙겨주지만,
야생에 사는 고양이과 동물들, 육식동물들은 매일매일 먹이를 얻는다는 게 보장이 되어 있지 않으니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방법으로 <잠>을 택한 것이다.
물론 뭉치와 꼬리 같은 집고양이들은 실제로 사냥을 할 일은 없다.
사냥을 해서 먹잇감을 구해야 할 일도 없으니 안 그래도 긴 고양이인 뭉치의 수면시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나름 뭉치 입장에서는 캣닢으로 만들어진 쥐를 잡거나 레이저 빔을 따라다니기 위해서,
그리고 달리고, 덮치고, 기어오르면서 사냥을 하기 위해서 잠을 자면서 에너지를 저장해 놓는 거라고
엄마한테 얘기할 수도 있다. ^^
뭉치가 잠꾸러기라서 특별히 아쉬울 것은 없다.
그리고 어찌 보면, 잠에서 덜깬 상태일 때 엄마아빠의 품에 쏘~~오옥 안기기 때문에 더 좋기도 하다.
뭉치가 잠꾸러기라서 생기는 유일한 문제는 뭉치의 깨어있는 시간대가 새벽이라는 것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뭉치는 하루 평균 16시간을 잔다.
그러니까 뭉치는 하루의 2/3를 잠을 자고,
뭉치가 깨어있는 하루 중의 1/3인 그 시간대가 새벽 4시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새벽 4시.
엄마도 아빠도 누나도 형도 푹 자고픈 시간대인데 말이다.
게다가 뭉치는 사냥연습을 하는 것처럼 온 집안을 '우다다'하면서 다닌다.
기운이 넘치고 놀아줄 사람이 없으니 우다다가 심해지는 것 같아,
꼬리 형을 데리고 온 건데, 둘이 함께 우다다를 한다.
우다다를 한참 한 뒤, 뭉치는 아침 6시 30분쯤부터는 수면 모드로 돌입한다.
어쨌거나 뭉치의 수면패턴이나 우다다 모습을 보면,
뭉치는 고양이로서의 생활습관이나 패턴이, 타고난 본성 그대로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한편, 고양이들의 잠은 날씨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는 고양이들이 하품을 더 자주 하고, 잠을 더 많이 잔다고 한다.
그런데, 4계절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 뭉치와 약 2년 가까이 지내면서 지켜본 결과
비가 오든 안 오든, 날이 춥든 따뜻하든 크게 상관없이
정말 일관성 있게 뭉치는 많이, 정말 많이 <푹> 잔다.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는 고양이들이 하품을 더 자주 하고, 잠을 더 많이 잔다고 한다.
그런데, 4계절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 뭉치와 약 2년 가까이 지내면서 지켜본 결과
비가 오든 안 오든, 날이 춥든 따뜻하든 크게 상관없이
정말 일관성 있게 뭉치는 많이, 정말 많이 <푹> 잔다.
아무튼 항상 잠이 부족한 전형적인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뭉치엄마는
하루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내는 뭉치가 진심으로 부러워,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단 생각을 정말 여러 번 했다.
한 가지, 뭉치에게 특이한 점이 있다.
특이한 점이라기보다는 뭉치의 <특기>라고 하는 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일 듯하다.
뭉치는 본격적인 수면모드로 돌입하기 직전인 아침 6시 20분에 아빠를 꼭 깨운다.
<알람시계>로서의 역할을 하는 뭉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좀더 자세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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