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얘기했듯이, 뭉치는 뭉치엄마에게 "첫" 고양이다.
뭉치에 대한 사랑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넘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뻐하는 것만으로는 집사 자격을 갖출 수가 없다.
제대로 먹이고 건강하게 키우려면 고양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초보 집사 티를 벗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름 열심히 공부 중이다.
그 덕분에, 고양이 혈액형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기네스북에 등장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양이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유기묘나 길고양이 관련 정책 뉴스도 한 번은 다시 보게 된다.
과거에 공부 꽤나 했었던 뭉치엄마인데도, 고양이 공부는 쉽지 않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 영양학, 먹거리에 관한 공부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먹거리 공부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다름아닌 뭉치 때문이다.
원래 뭉치엄마가 영양성분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뭉치가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고양이들과 좀 다른,
"유별나고 까다로운" 고양이라서 먹거리 공부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먹거리 공부를 하면서 뭉치 건강에 좋은 식단을 구성해서 제공하면,
뭉치가 엄마의 뜻을 잘 따라주지 않고,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먹거리 공부를 하면서 뭉치 건강에 좋은 식단을 구성해서 제공하면,
뭉치가 엄마의 뜻을 잘 따라주지 않는 편이라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다.
뭉치엄마가 건식 사료보다는 습식 사료가 좋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뭉치에게 주던 건식 사료를 습식 사료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뭉치의 저항이 있었고,
습식 사료인 캔을 주는 과정에서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다양한 캔을 주는 엄마의 마음을 뭉치는 여전히 몰라준다.
보다 구체적으로, 뭉치 먹거리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솔직히 뭉치 먹거리의 변천사라기보다는
"뭉치엄마의 좌충우돌 집사 성장기"쯤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뭉치는 2014년 3월 18일생이고, 2014년 5월 25일에 우리집으로 처음 왔다.
뭉치를 데려오면서, 뭉치를 키우던 주인이 뭉치가 먹던 사료를 챙겨주었다.
뭉치를 낳아준 뭉치엄마고양이와 뭉치의 다른 형제고양이들과 다같이 먹었던 사료였다.
전 주인이 챙겨준 사료가 거의 다 떨어져 갈 무렵,
근처 A마트에 가서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생식본능 그레인프리(칠면조)"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A마트에는 "네이처스" 사료는 둘째치고 고양이 사료가 없었다.
강아지 사료만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B마트로 갔다.
B마트는 고양이 사료가 2~3종류 있긴 했지만, "네이처스"가 없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캔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료를 사러 간 뭉치엄마 눈에는 사료밖에 안 보였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캔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료를 사러 간 뭉치엄마 눈에는 사료밖에 안 보였었다.
A마트에 이어 B마트에서도 허탕을 친 후
근처 동물병원으로 가 봤더니 종류가 다른 사료를 권한다.
근처 동물병원으로 가 봤더니 종류가 다른 사료를 권한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마트의 사료가 어떤 건지,
뭉치에게 먹이던 네이처스 사료가 어떤 건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리고, 근처 동물병원에서 권하는 사료가
네이처스 사료와 어떤 점이 다른지도 알 수 없었다.
어쨌거나 아기고양이 뭉치가 먹던 사료를 찾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얼핏 생각해 봐도 사료 종류를 바꾸는 건 뭉치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동물병원에서 권하는 사료는 구입하지 않았다.
동물병원에서 권하는 사료는 구입하지 않았다.
대형마트에는 고양이 사료는 거의 없는 게 대세였고,
몇 군데 들러본 동물병원에서는 각기 권하는 사료가 달랐고,
애견애묘샵을 동네에서 본 기억이 없어서 조금 돌아다녀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네이처스 사료를 인터넷에서 뒤지기 시작했다.
11번가, 지마켓, 인터파크 같은 오픈마켓 곳곳에서 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고양이 전문쇼핑몰이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사실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생식본능 그레인프리(칠면조)에 대한 첫 느낌은
"참 이름 길다"였다.
지금 보니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 생식본능'이지만. ^^;;
그리고, 인터넷에서 네이처스 사료를 뒤지면서 가지게 된 두번째 느낌은
"생각했던 것보다 고양이 밥이 비싸네"였다.
네이처스 사료는 겨우 2.5kg밖에 안되는 봉지의 가격이 무려 49,000원이나 했다.
물론 다른 사료가격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비싼 건지 싼 건지도 잘 모르긴 했지만,
어쨌거나 5만원 가량 되는 사료 가격은 충격적이었다.
먹거리끼리의 단순 비교는 아니지만,
5만원이면 아이 축구를 한 달 보낼 수 있는 돈이다.
암튼 비싸다 하더라도 뭉치가 먹고 있던 사료였기 때문에
네이처스 칠면조 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먹이기 시작했다.
네이처스 건식사료를 먹였던 것은
특별히 건식사료를 선호해서도 아니었고,
네이처스라는 브랜드를 선호해서도 아니었다.
그냥 전 주인에게 받아온, "뭉치가 먹어오던" 사료였기 때문에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생식본능 그레인프리(칠면조)가 뭉치의 첫 먹거리가 된 셈이다.
그때는 사료에 관한 공부를 하기 이전인 초기 단계였고,
뭉치의 먹거리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사료를 선별한 것은 아니었고,
전 주인의 선택에 의존하여 먹였던 거였고,
다행히 고급 사료에 속하는 것이었으므로 큰 문제는 없었다.
(네이처스 버라이어티는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의 원료(USDA 인증을 받은)를
사용해서 만든 사료로, 유전자 조작 식물을 사용하지 않은 사료로, 고급 사료에 속한다.)
하지만, 급성장기인 뭉치는 어마어마한 수준을 넘어서
어마무시하게 사료를 먹어치웠고,
그로 인해 사료값에 대해 경제적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뭉치를 식욕넘치는 돼지냥이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어마무시하게 먹었다는 것은
수시로 사료봉지 안에 들어가서 먹었다는 의미도 아니고,
수시로 엄마아빠에게 밥을 달라고 졸라대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성장하는 뭉치의 몸무게에 맞추어서 급여를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사료를 자주 샀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먹는다고 느꼈던 것 같다.
잠깐. 여기서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사료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회사 웹페이지의 제품설명을 봤었는데, 사용원료나 등록성분, 리뷰 외에
"Feeding Guide" 가 있는데, 참고하면 괜찮을 것 같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에게 맞는 일일급여량을 알려주는 일종의 tool인데,
최근 몸무게와 임신, 비만, 나이 등의 특징을 선택하면, 그에 맞게 급여량을 알려준다.
http://www.instinctpetfood.com/product/instinct-grain-free-limited-ingredient-kibble-cat-food-turkey
네이처스 버라이어티 사료를 먹이는 집사라면 한 번쯤 참고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어쨌거나 잘 먹고 쑥쑥 자라는 뭉치더러 먹지 말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더욱이 뭉치아빠의 소원은 뭉치가 "큰 고양이"로 자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료가 떨어지기 전에 주문하느라 한참 바빴었다.
사료값에 대한 부담감이 더해질 무렵, 뭉치엄마가 뭉치아빠에게 물었다.
예전에 미국에서 키웠던 미오(가필드 같이 생긴 커다란 고양이)는 어떤 사료를 먹였었는지.
미오가 살던 시절이 1988년쯤이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27년 전의 일이다.
뭉치엄마가 미오가 먹었던 사료를 물어본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애묘인구가 훨씬 많고,
1980년대의 고양이가 먹던 사료가 지금까지 존재한다면,
그 회사의 제품은 믿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 회사의 사료를 먹은 수많은 미국 고양이들이 아프거나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고양이 주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미오가 먹었던 사료는 퓨리나캣차우였다.
미오는 파란 포장봉투의 퓨리나캣차우를 먹고 잘 자라고 건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캣차우의 가격을 찾아보니 너무 착한 가격이었다.
게다가 캣차우는 마트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급하거나 배송이 지연되면 마트에 가서 사다줘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캣차우는 마트용 사료로 저급 사료에 속한다.
좋지 않은 재료가 주성분을 이루고, 필수지방산의 비중이 매우 낮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트용 사료인 캣차우는 먹이면 안되는 건가?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진 좋은 사료를 먹여야 하는 건가?
좋은 사료가 어떤 건지를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원료의 구성성분이나 구성비에 따라
고양이 사료를 5가지 등급으로 분류해 놓은 표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표는 참고로 해 볼 수 있을 수 있긴 하나,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해외의 고양이 food reivew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누어서 분류해 놓은 경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또, 해외 사이트들의 평가와
우리나라 고양이 사료 등급 및 분류표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
물론 고양이 사료에 대한 평가가 관점(?)이나 평가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사료를 등급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 고양이에게 어떤 사료가 좋은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료포장지 뒷면에 붙어있는 라벨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원료구성이나 구성비가 어떻게 되는지,
내 고양이의 건강상태(임신, 수유, 비만, 당뇨, 신장질환 등)에 적합한지,
내 고양이가 선호하는 재료로 구성되어 있는지 등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특히 좋은 사료를 생산하는 회사라고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FDA 웹페이지에서 recall 리스트를 찾아보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번거롭게 생각하지 말고 내 고양이를 위해
꼭 한 번은 급여하고자 하는 제품명을 입력하여 검색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사료에 적힌 문구는 어디까지나 광고성을 띠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문구가 프리미엄이고 홀리스틱이라고 꼭 좋은 사료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음식과 비슷한 것 같다.
유기농 두유라고 해서 샀는데, 정작 성분비를 살펴보면,
유기농콩의 비율은 3%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포장용기에는 <유기농>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기재된 것을 보고 유기농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두 가지 질문을 했었다.
하나. 마트용 사료인 캣차우는 먹이면 안되는 건가?
두울.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진 좋은 사료를 먹여야 하는 건가?
비슷한 맥락에서 답 아닌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트용 사료라고 해서 꼭 먹이면 안되는 나쁜 사료라고 할 수도 없고,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진 사료라 해서 좋은 사료라고 할 수도 없다.
국내 블로그나 까페에서 제시하는 사료등급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다.
따라서, 뭉치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료포장지에 있는 라벨의 사료구성성분 및 비율을 꼼꼼히 살펴보고,
뭉치의 건강상태(뭉치는 매우 건강하며, 상대적으로 토리는 살짝 비만이다)와
뭉치의 기호성(연어를 좋아한다. 하지만 연어만 급여할 수는 없다)을 함께 고려한 후,
몇몇 제품을 선택하고, 선택한 제품이 리콜경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FDA 의 Recalls & Withdrawals 에서 검색해서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다음번에는 리콜상품을 검색하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